서론: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에너지 패권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주 태양광 발전과 같은 혁신 기술이 미래 청정에너지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죠. 이 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최신 동향을 살펴보고, 우주 태양광 발전과 ‘우주 삼협댐’이 어떻게 글로벌 에너지 판도를 바꿀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주에서 태양광 패널이 펼쳐진 모습
미국의 전략: SCSP와 우주 태양광의 부활
1950년대 미국의 대외 전략을 주도했던 SSP(Special Studies Project)는 록펠러 재단의 지원과 헨리 키신저의 주도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설립된 싱크탱크였습니다. 하지만 소련 해체와 키신저의 사망으로 SSP의 영향력이 약화되자, 2021년 SCSP(Special Competitive Studies Project)가 그 뒤를 잇는 초당파 싱크탱크로 등장했습니다. 구글 CEO 등이 후원하며 공화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이 조직은 AI와 신기술에서 미국의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SCSP는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2024년 “미국 차세대 에너지 리더십을 위한 국가 행동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5년이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좌우할 결정적 시기라고 주장하며, 우주 태양광 발전과 핵융합 기술이 핵심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죠. 만약 이 기간 동안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에 기술 패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이란 무엇인가요?
우주 태양광 발전은 1968년 NASA의 피터 글레이저 박사가 처음 제안한 개념입니다. 지구 정지궤도(고도 36,000km)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모아 마이크로파로 지구에 전송한 뒤, 지상에서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죠. 우주 태양광 발전의 장점은 놀랍습니다. 구름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24시간 365일 태양빛을 받을 수 있으며, 지상 태양광보다 10배 이상 강한 햇빛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상 태양광보다 20배 많은 전력을 생산하며,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없이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
중국의 야심: 우주 삼협댐 프로젝트
중국은 우주 태양광 발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2019년 충칭에서 우주 환경을 가정한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시작해 2021년 완공했으며, 2023년에는 마이크로파 무선 전력 전송 기술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지구 정지궤도에 세계 최초의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인데, 이를 “우주 삼협댐”이라 부르며 양쯔강의 삼협댐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우주 삼협댐은 폭 1km에 모듈식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재사용 가능한 대형 로켓 창정9호(CZ-9)를 활용합니다. 창정9호는 150톤의 화물을 우주 저궤도에 실을 수 있어 NASA의 새턴V(130톤)를 능가하는 성능을 자랑하죠. 중국은 올해 안에 우주 삼협댐의 테스트 버전을 우주에 띄울 계획입니다.
미국의 반격: X-37B와 SSPIDR 실험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2023년 12월, 미국 우주군은 비밀리에 무인 우주왕복선 X-37B를 발사했습니다. X-37B는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며, 과거 북한, 이란, 중국 상공을 비행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2020년 6차 발사에서는 우주 태양광 발전 실험인 SSPIDR(Space Solar Power Incremental Demonstrations and Research)이 진행되었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 마이크로파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죠.
현재 진행 중인 7차 발사(2023년 12월)에서는 레트로-디렉티브 빔 컨트롤 기술로 우주에서 지구로 에너지를 전송하는 실험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전투 중 충전이 어려운 최전방에 무선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도 포함합니다. 미국은 2050년까지 35GW의 우주 태양광 전력을 생산해 전체 가구의 20%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을 논의 중입니다.

X-37B 우주왕복선이 우주에서 태양광 실험을 하는 모습을 상상한 이미지
기술적 도전과 미래 전망
우주 태양광 발전의 핵심 기술은 무선 전력 전송, 대형 태양광 패널 조립, 그리고 발사 비용 절감입니다. 현재 무선 전력 전송 효율은 1% 수준이지만, 15%까지 올라가면 원전보다 저렴한 전력(1kWh당 34원)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와 스타쉽은 발사 비용을 1kg당 5만 달러에서 600달러 이하로 낮추며 우주 태양광의 경제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1~2km 폭의 태양광 패널과 1km 이상의 안테나를 우주에 설치하려면 1,000톤 이상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며, 이를 여러 차례 발사하고 조립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죠.
세계 각국의 동향과 한국의 가능성
유럽우주국(ESA)은 ‘프로젝트 솔라리스’를 통해 2GW 규모의 우주 태양광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2050년 상용화를 목표로 2025년 첫 전송 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024년 1.81km 거리 무선 전력 전송 실험에 성공하며 기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2030년까지 테스트를 마치고 2050년대에 GW급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죠.
한국은 날씨 변화가 심해 태양광과 풍력의 안정성이 낮지만, 우주 태양광 발전은 ESS 없이도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송전망 문제와 전기차 보급의 한계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우주 태양광 발전 연구소
결론: 우주 태양광의 미래와 신기술의 기회
우주 태양광 발전은 먼 미래의 꿈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경쟁으로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무선 전력 전송과 로봇 기술 등 파생 기술도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 5년,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