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희토류 논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절반을 전쟁 무기 지원 대가로 요구했다는 보도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정(minerals agreement)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국가의 희토류 매장량 절반을 내놓으라는 요구는 상식적으로 무리한 수준입니다. 트럼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희토류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글에서는 희토류의 중요성과 트럼프의 전략적 의도를 깊이 탐구해보겠습니다.
희토류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희토류는 17종의 희귀 원소로, 현대 기술 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이 물질은 스마트폰, 전기차, 첨단 무기 등에 사용되며, 특히 네오디뮴(neodymium)과 디스프로슘(dysprosium)은 강력한 자석 제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희토류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아이폰 유리에는 인듐(indium)이, 스크린 색상에는 유로퓸(europium)과 테르븀(terbium)이, 카메라와 스피커에는 네오디뮴이 사용되었습니다.
희토류는 적은 양으로도 제품을 작고 빠르며 강력하게 만드는데, 마치 요리에 다시다를 첨가하듯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첨단 무기인 F-35 스텔스 전투기 한 대에는 417kg의 희토류가 필요하며, 이는 네오디뮴-철-보론 영구자석(Nd-Fe-B magnet)으로 구현됩니다.

트럼프와 희토류의 역사적 연관성
트럼프가 희토류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집권 초기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의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희토류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이며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후 트럼프는 희토류 관리를 재무부가 아닌 국방부에 맡기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했습니다.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핵심 4개 영역(2차 전지, 반도체, 핵심 광물, 의약품)에 희토류를 포함하며 이어졌습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며, 특히 네오디뮴-철-보론 자석 생산의 75% 이상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이는 1995년 미국 GM의 자회사 마그네퀸치(Magnequench)가 중국 국영기업에 매각되며 기술과 설비가 넘어간 결과입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희토류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스프로슘, 희토류의 핵심
희토류 17종 중에서도 디스프로슘은 특히 중요합니다. 네오디뮴 자석에 디스프로슘을 첨가하면 고열에서도 성능이 유지되어 전기차 모터나 풍력발전기에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10메가와트 풍력발전기에는 2톤의 네오디뮴 자석이 들어가며, 그중 160kg이 디스프로슘입니다. 하지만 디스프로슘은 상업적으로 채굴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이며, 주로 중국과 미얀마에서 생산됩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것도 디스프로슘 때문입니다. 그린란드의 크바네펠트(Kvanefjeld)와 탄브리즈(Tanbreeze) 광산은 중희토류 매장량의 44%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기업 크리티컬 메탈스(CRML)가 탄브리즈를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는 디스프로슘이 아닌 경희토류(light rare earth elements)가 주로 매장되어 있습니다.

트럼프의 숨겨진 의도: 우크라이나를 가공 기지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희토류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원 확보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디스프로슘 같은 중희토류는 부족하지만, 경희토류 매장량은 풍부합니다. 더욱이 넓은 영토와 체르노빌 사고로 폐허가 된 지역은 환경 규제가 덜 엄격한 가공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희토류 가공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 장시성에서는 황산암모늄으로 점토를 녹여 디스프로슘을 추출하며, 1톤 생산에 7만 5천 리터의 산성 폐수와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합니다. 미국이나 호주는 환경 규제로 자국 내 가공이 어렵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프라가 파괴된 상황에서 이러한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서방의 희토류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의 현실적 가능성
2025년 2월 기준,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광물 협정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5000억 달러 상당의 희토류를 요구했지만, 이는 과장된 수치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티타늄, 리튬, 그래파이트 등 경희토류 자원이 풍부하지만, 전쟁으로 동부 지역 광산의 40%가 러시아 점령 하에 있어 채굴 가능성은 불확실합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광물 개발이 최소 10~1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며, 트럼프의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결론: 트럼프의 전략과 미래 전망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희토류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순한 자원 확보를 넘어 국가 안보와 경제적 패권을 위한 포석입니다. 우크라이나를 희토류 가공 기지로 활용한다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서방의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과 환경 문제, 기술적 한계는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낮춥니다. 독자들은 트럼프의 광물 협정 추진이 과연 성공할지, 아니면 또 다른 정치적 수사에 그칠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